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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충동적 만남



2010년 어느날, 대학원 연구실에서 논문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맥북에어를 가지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당연히 공부는 안되고, 맥북에어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필자 성격상 한번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을 경우 대부분 구입을 하는 편이다. 그렇게 맥북에어 역시 내 손에 들어왔다.

맥북에어 생각을 빨리 머릿속에서 지우기 위해서는 맥북에어를 구입하는 방법 뿐이 없었다. 그래서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바로 주문을 했고, 몇 일 만에 바로 받아볼 수 있었다.

사실, 필자가 구입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CTO 버전으로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업그레이드 하여 구입을 했을 것이다. 그 때 당시 돈 없는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던 학생 신분이란 점과, 이미 메인노트북(IBM ThinkPad T60), 서브노트북(IBM ThinkPad X60), 메인 데스크탑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양에는 큰 욕심이 없었다. 사실 SSD 64GB 에 2GB 메모리이면 맥북에어 2010 late 에 기본 탑재되어 있는 마운틴 라이언 OSX 정도는 가뿐히 구동 되던 시절이었다.




맥북에어의 용도는 강의, 세미나 정도로 외부활동의 목적이 강했다. 

필자는 2010년에 구입한 맥북에어를 아직까지도 가지고 있다. 물론 얼마전 까지는 배터리 관리를 위해 잠시잠시 꺼내어 충전하는 용도가 전부였고, 최근 3년 정도는 사용 빈도가 거의 없었다.





02. 다시 꺼내들다



청개구리도 아니고, 분명 좋은 컴퓨터들이 방 한가득 있으면서 왜 성능도 안좋고, 쓰기 불편한 맥북에어를 다시 꺼내들어 포스팅을 한 편 해 본다. 

사실 필자는 이번 주 동안에 맥북프로 2014 mid에 윈도우 설치 작업을 아는 분으로 부터 의뢰 받아 진행 중에 있었다. 비싼 맥북을 구입하여 윈도우를 설치하는 것이 좀 이상해 보이겠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사례가 많다. 워낙 윈도우 운영체제 없이는 살기 힘든 대한민국이다 보니,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4시간 정도 작업 끝에 맥북프로 2014 mid 는 MacOS 를 품지 않고, 윈도우만 품은 외관만 맥북의 윈도우 노트북이 탄생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설치하기가 쉬웠고(상대적인 것이다. 말 그대로 예상보다 쉬웠다는 뜻이다.), 윈도우10이 잘 구동 되는 것을 보면서 갑자기 창고에 있는 맥북에어가 생각이 났다.

필자의 맥북에어에는 요세미티가 설치 되어 있었다. 2015년쯤 마지막 클린설치를 진행하고 그 이후에는 맥북에어를 통한 작업을 전혀 진행 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이후 출시된 맥OS 는 설치가 된 적이 없는 맥북에어였다.

구입한지 너무 오래되고, 애플 진영에 대한 기술 습득에 흥미를 잃은 필자는 최신의 맥OS 인  High Sierra가 과연 필자의 맥북에어에 지원이 될까 라는 한가지 호기심에 맥북에어 2010 late를 창고에서 꺼내왔다.


[그림1] 맥북에어 2010 late 기본형[그림1] 맥북에어 2010 late 기본형



03. 현역인가? 아니면 필자가 노인학대를 하고 있는 것인가?



맥북의 전원버튼을 누르는 순간 오랜만에 들려오는 맥북 시작음이 들린다. 아직 기스 하나 없이 깨끗하게 보존된 상태이다. 2010년도에 출시한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디자인이 아주 마음에 든다. 최신의 노트북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필자의 맥북에어 2010 late 모델은 맥북에어진영의 2세대 모델로 맥북에어 중 최초로 사과로고에 백라이트가 들어온 모델이다. 처음에 그 모습을 봤을 때에는 사과에 불들어오는 것 하나만으로도 구입 가치가 충분했다.


[그림2] 백라이트가 들어오는 맥북에어의 사과로고[그림2] 백라이트가 들어오는 맥북에어의 사과로고


정말 아름답다. 디자인이 필요 없을 것 같은 노트북에 디자인이란 개념을 붙여 제품이 아닌 예술 작품 하나를 만든 것 같다. 일단, 사과로고에 불이 들어왔으니 아직 죽지는 않은 것이다.




요세미티가 설치 되어있는 상태에서 인터넷 서핑을 해 보았다. 절대 쓸 수 있는 성능이 아니다. 메모리 2GB 로는 요즘의 웹 생태계에 발을 들여 놓기가 정말 힘들다. 잠깐 잠깐씩 프리징이 되는 경우도 있었고, 타이핑을 할 때 키보드보다 화면의 문장이 뒤 늦게 따라오는 장면도 보이기 시작한다.

필자는 지난 주 맥북 프로를 윈도우 전용머신으로 작업을 의뢰받아 진행을 했었다. 문득 내 맥북에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방법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바로 윈도우 10 Enterprise Edition LTSB 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윈도우 10 Enterprise Edition LTSB 는 아마 생소한 버전일 것이다. 바로 Long Term Service Branch 의 약자로 보수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기업용 윈도우 버전 중의 하나이다. 최근 Windows 10 은 RS4 버전까지 업데이트가 완료 되었다. 버전은 1803 으로 반기 마다 업데이트를 해 주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기능도 많이 추가되고, 보안성도 강화 되며, 새로운 환경에 대한 경험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 일반 사용자들인 경우 이러한 업데이트를 환영하겠지만, 기업의 IT 기기들을 관리하는 관리자 입장에서는 대규모 업데이트에 의한 문제(컴퓨터와 연결된 장비의 호환성 및 안정성)에 대해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이러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반길 이유가 없다. 따라서, Enterprise Edition 계열에서는 보수적으로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LTSB 라는 명칭의 버전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LTSB 버전의 경우 순수 윈도우가 설치된 용량이 약 10GB 미만이다. 불필요한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지 않고, 서비스 조차 활성화 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엣지브라우저와 스토어 역시 설치되어 있지 않다.) 이렇다 보니, 성능도 아주 뛰어나다.

하지만, 필자의 맥북에어 2010 late 는 Windows 10 Enterprise Edition LTSB 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UEFI 형식의 설치 USB 를 만들어 부팅화면 중 에러 메시지를 뿜어댄다. 설치화면조차 진입하지 못한다. 이럴 땐 자꾸 뭔가를 해보려고 하지 말고, 깔끔하게 빨리 포기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 주 맥북프로를 수리할 때 사용했던 Windows 10 Consumer Multi Pack 1803(RS4) 설치 USB 를 꺼내들었다. Home Edition, Education Edition, Professional Edition 중 세 가지 버전을 선택할 수 있는 통합 USB 이다.(BootCamp 상에서 제작한 USB이기에 맥북에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나마 설치 용량이 적은 Home Edition 으로 선택하고 설치를 하였더니 설치가 아주 잘 된다. 그리고 쓸만하다. 내 맥북 에어는 Windows 10 Home Edition 을 사용하기로 결정한다.

구형 맥북에서 Windows 10 설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BootCamp 6.x 버전과 BootCamp 4.x 버전의 드라이버가 동시에 필요하다. 이미 구해 놓은 드라이버들이 있었기 때문에 BootCamp 6.x 로 1차 설치를 진행하고, 잡히지 않는 드라이버들은 BootCamp 4.x 로 수동 설치를 진행한다.




윈도우 업데이트 까지 마치고, 재부팅을 해봤는데 여기서부터 복병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무한 재부팅에 걸려든 것이다. 

구글링을 통해 구형 맥북의 Windows 10 무한 재부팅의 문제는 Bluetooth 드라이버 충돌, Intel Graphics 드라이버 충돌 등이 있었다. 처음에 Bluetooth 문제인 줄 알고, Bluetooth 관련 드라이버는 모두 삭제하고, Bluetooth 를 사용하지 않도록 설정한 다음 재부팅을 해 보았지만, 여전히 무한 재부팅이다. 필자의 맥북에어는 Intel Graphics 를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Intel Graphics 드라이버 문제는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여러 삽질을 통해 필자가 겪은 무한 재부팅 현상은 Nvidia Geforce 320M 드라이버 충돌에 관련된 문제였다. 윈도우 기본 드라이버 부터 최신의 Nvidia 드라이버 까지 다 설치해 보았지만, 무한 재부팅 현상은 없어지지 않았다.

결국, High Sierra 로 재설치를 하였다. High Sierra 를 설치하고 나니, 본격적인 노인학대가 시작된다.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사이트 한번 진입을 하기 위해서는 답답할 정도로 느렸고, 프로그램 실행 자체가 두 세 템포씩 느렸다.


04. 노인학대는 계속되어야 하는가?



현재 맥북에어로 시험삼아 포스팅을 해 보고 있다. 이 글 역시 맥북에어로 작성하고 있는 중이다. 일단, 글 작성 시 답답함은 없다. 하지만, 브라우저의 페이지 로딩 속도는 10년전 구형 컴퓨터의 성능과 같다. 역시 메모리 2GB 중 그래픽 메모리 일부 공유로 인해 1.6GB 정도만 시스템 메모리로 사용할 수 있는 맥북에어 2010 late 에 하이시에라는 무리였다.

이대로 깨끗한 맥북에어를 버릴 수는 없다. 방법은 데비안 계열의 리눅스 OS 로 갈아타는 것이다. 구글링을 통해 살펴 보았더니 이미 우분투 14.04 버전 부터는 맥북에서 리눅스가 상당히 깔끔히 작동 된다고 한다. 16.04에서도 잘 된다는 것으로 보아, 데비안 계열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필자는 Linux Mint 19 Tara xfce 또는 MATE 버전을 설치해 볼 생각이다. xfce 는 이미 저성능 컴퓨터에서도 엄청난 성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맥북에어가 받아주기만 한다면, 현역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서브 노트북이 될 것이다.

얼마 전 까지 IBM ThinkPad X60 에 Ubuntu 16.04 Server 버전과 xfce 환경을 가지고 서브노트북으로 잘 사용을 했었다. 어느날 해외 선교지에서 노트북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보내버렸다.


[그림3] IBM ThinkPad X60 의 마지막 모습 #1[그림3] IBM ThinkPad X60 의 마지막 모습 #1[그림4] IBM ThinkPad X60 의 마지막 모습 #2[그림4] IBM ThinkPad X60 의 마지막 모습 #2[그림5] IBM ThinkPad X60 의 마지막 모습 #3[그림5] IBM ThinkPad X60 의 마지막 모습 #3


필자의 서브 노트북들은 계속해서 노인학대가 진행 중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서브노트북의 조건은 일단, 가벼워야 한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지 홈 서버에 접속을 하여 작업을 진행 할 수 있어야 한다. 성능이 그리 좋지 않아도 상관 없다. X60 이 정말 서브 노트북으로는 최고의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선교지에서 필요하다고 하니, 보내 줄 수 밖에 없었다.

한 동안 서브 노트북 없이 지내다 보니, 간단한 작업을 진행 할 때도, 귀찮게 메인 컴퓨터를 키거나, 무거운 메인 노트북으로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가끔 여행이라도 갈 때에는 무거운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가느라 짐이 더욱 무거워 졌다. 가볍고 무겁고의 차이가 고작 500g 정도이지만, 500g 에 노트북 크기를 더하면 무겁고 자리만차지하는 천덕꾸러기가 된다. 특히 여행에서는 저녁에 잠깐 사용하기 위함 인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아이의 짐이 한 가득이다. 거기다가 풀프레임 DSLR 과 여러 렌즈들이 추가된다. 무거운 노트북 까지 추가를 해 버리면, 고생길이 열리는 것이다.

암튼, 맥북에어를 창고에서 꺼냈으니 맥북에어가 서브 노트북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셋팅을 해야 한다. 





05. 마무리



당분간은 다른 해야할 작업이 많으니, 맥북 에어 2010 late 에 현재 설치된 하이시에라로 서브노트북 역할을 수행 할 예정이다. 이 후 시간이 허락된다면, 리눅스 민트 19를 설치하여, 설치 가능성 및 안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필자의 블로그에 계속 포스팅할 예정이다.

2010년 경 아무 생각 없이 디자인에 반해 충동구입한 맥북에어 2010 late. 비록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IBM X60 에 이어 서브 노트북으로의 충실한 역할을 기대한다. 아직 디자인도 멋지고, 조금만 만져주면 훌륭한 서브 노트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도도 안해보고 버리기에는 아쉬움이 많을 것 같다.

필자에게 계륵 같은 존재가 필자에게 꼭 필요한 물건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2018년 9월 2일
Kuntt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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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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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컴퓨터 구입의 조건



어느날 친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온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가 간혹 부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컴퓨터를 언제 구입했는지 물어봤더니, 필자가 대학원 다닐 때 구입을 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필자가 대학원 다닐 때라고 하면 2007년~2011년 사이이다. 아마도 2009년 2010년쯤일 것이다. 필자가 만들어줬던 컴퓨터도 아니다. 그런데 필자가 대학원다닐 때를 어떻게 알았냐. 바로 구입하고 필자가 윈도우를 설치해줬다고 한다. 그냥 2010년이라고 생각하고, 8년 사용한 컴퓨터라고 생각하는게 편하다. 





필자는 새 컴퓨터 구입을 제안하였다. 하지만 친구는 컴퓨터 사용이 음악 CD 굽는 용도 뿐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새 컴퓨터 구입보다는 고쳐서 사용하길 바랬다. 또한 1배속 라이팅이 가능한 CD 라이터기를 사용 중인데 이게 IDE 방식이어서 새로운 컴퓨터에는 장착이 불가능하여 새로운 컴퓨터 구입이 망설여진다고 한다.


그럼 현재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할 부분은 하고, 수리해 보기로 하고 친구가 필자에게 컴퓨터를 가져온다.



02. 점검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일단 상태는 도저히 고쳐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다. 확인해 보니 사양은 Intel 2세대 프로세서 i3 2100 CPU 에 메모리 2기가를 장착하고 있었다. 일반 200GByte 짜리 하드디스크가 장착되어 있었으며, 그래픽카드는 Nvidia Geforce GTS-450 을 장착하고 있었다. 


사양으로 보아서는 충분히 사용가능한 사양이지만, PC방에서 사용한 것 마냥 심하게 담배연기에 찌들어 누런 니코틴 자국이 덕지덕지 있었고, 파워를 넣어보니 담배냄새가 심하게 올라왔다. 그래도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이 있는지 차분히 점검을 진행해 보았다.




CPU 팬은 청소를 진행하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고, 파워의 콘덴서는 이미 만삭의 임산부가 되어있어 조만간 사용불능 상태가 될 시안부 판정을 받았다. 그래픽카드의 쿨러는 베어링의 윤활 구리스가 심하게 경화되어 제대로 돌지도 않고 있었다.


부팅이 잘 안되는 문제는 위에 나열한 사항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보드를 차분히 살펴본다. 보드 역시 니코틴에 찌들어 있었고, 먼지가 엄청 많았었다. 일단 에어로 먼지를 싹 불어내고, 분해를 진행해 본다. 구석구석 먼지를 털어내고 닦아내고 하였더니 원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전원부의 콘덴서가 조금씩 배불둑이가 되어있었다.




03. 고민 그리고 부품 구입



일단, 메인보드와 파워의 콘덴서가 가장 큰 문제이다. 콘덴서를 교체하면 해결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컴퓨터의 부품을 아무리 닦고 해도 찌든 담배냄새는 없앨 수가 없다. 특히 파워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 그럼 파워를 교체하면 된다. 그런데 그래픽카드가 GTS-450이다. 전기좀 먹는다. 케이스도 냄새가 많이 난다. 메인보드도 콘덴서 교체를 하면 되지만, 솔직히 고민이 된다. 수고에 비해 결과물이 깔끔하지 않을 것 같다.


중고 컴퓨터 부품을 취급하는 지인에게 전화를 건다. 1155소켓 사용가능한 보드가 있는지. TG 삼보컴퓨터 A/S 용 보드인데 A/S 기한이지나 불용품으로 몇 개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일단 보내달라고 한다.



[그림1] 새로 구입한 H77 소켓 1155 보드



보드를 받아보니, 정말 새제품이다. 먼지하나 없다. A/S 용으로 장기간 보관했던 제품이니 당연하다. 더군다나 H77 보드이다. 3세대 CPU를 위해 출시된 제품이다. 소켓 1155 이기 때문에 2세대 CPU도 사용할 수 있고, USB 3.0도 지원한다. 저렴한 가격에 잘 구입을 했다.




친구한테 연락을 하여, 이왕 컴퓨터 수리할 꺼면 SSD 하나는 추가하라고 한다. 120GByte MLC Type으로 모 업체에서 행사하고 있는 SSD 를 4만원에 구입을 하였다.




04. 조립



도저히 기존 케이스와 파워를 사용할 수가 없다. 한 번 만지고 나면 손에서 담배냄새가 난다. 집에 창고를 뒤적뒤적 해본다. LP형 신품 케이스와 TFX 타입의 신품 파워가 있다. 예전에 사무용 컴퓨터로 대량 납품하고 남은 부품들이다. 어짜피 2세대 CPU의 내장 그래픽정도면 일반 웹서핑 또는 사무용도로는 충분하다. 기존 장착해 있던 GTS-450 은 버리기로 한다.



[그림2] 창고에 짱박혀 있던 케이스와 TFX 파워




조립을 진행하고 있는데 문제가 발생한다. CPU 쿨러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열심히 닦았는데 결국 CPU 쿨러도 못쓰게 되었다. 다시 창고를 뒤적뒤적 한다. 1155 미사용 정품쿨러가 튀어나온다. (무슨 보물창고도아니고) 사용하기로 한다. 



[그림3] 신품 쿨러 장착



신품 쿨러를 장착했다. 기존 사용하던 DDR3 PC3-10600 2GB 메모리 두 개를 장착하고, 누드테스트를 위한 준비를 한다. 아무리 사용안한 보드라 해도 오랫동안 보관된 보드이므로 조립 전 누드테스트를 진행 해본다. LP형케이스와 TFX 파워의 조합이기 때문에 조립이 완료되고 문제가 생기면 상당히 귀찮아진다. 따라서 누드 상태로 확인 해본다. 


 



[그림4] 누드테스트



누드테스트를 진행해 보니, 잘 된다. 새로구입한 SSD도 인식이 잘 된다. 이 상태로 윈도우 설치까지 쭉 진행해 버렸다. 조립 후 해도 상관 없지만, 그냥 해버렸다.



[그림5] 조립완료



윈도우 설치 완료 후 조립까지 진행해 보았다. 중고컴퓨터라고 해서 배선정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깔끔하게 배선정리까지 완료하고,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한다. 당연히 문제 없다. 동작을 잘 한다. 






05. 숙제



친구는 1배속 시디라이터기가 꼭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1배속 라이팅이 가능한 SONY CD-RW 는 IDE 방식이다. 기존 보드 역시 IDE 가 없는데 IDE to SATA 젠더를 사용하여 운용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 부품의 작동이 잘 될 줄 알았다. 결론은 안된다. 아무래도 IDE to SATA 젠더 역시 고장난 것 같다. 그런데 웃긴 것이 IDE to SATA 젠더를 장착해 보니, 컴퓨터를 고치기 전 증상처럼 간헐적으로 부팅이 안된다. 그렇다. 부팅의 문제는 메인보드의 문제가 아니었다. 바로 이 IDE to SATA 젠더의 문제였다. 


친구한테 전화하여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보드와 파워가 고장나기 일보직전이었던 부분도 직접 눈으로 보았고 해서 엉뚱한 부품을 교환 한 것은 아니었다. 컴퓨터는 고쳤지만 1배속 라이팅 지원 CD-RW 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CD-RW 의 길이가 너무 길어 LP형 케이스와 CPU 쿨러와의 간섭이 발생한다. 외장형 CD롬 케이스도 판매하질 않는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깊은 고민 끝에 IDE 또는 SATA 를 USB 형식으로 변환해 주는 젠더가 문뜩 떠오른다. 쇼핑몰 검색을 하였다. 우리의 싼타크로스 할아버지인 NEXT 사에서 이미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었다. "USB 2.0 TO SATAIII + IDE" 라는 이름의 제품이었다. 원래 하드 디스크를 위한 젠더였지만, CD롬도 인식이 가능할 것 같았다. 가격도 얼마 안하니 일단 구입해본다.



[그림6] NEXT USB 2.0 TO SATA III + IDE



SONY CD-RW 에 NEXT USB 2.0 TO SATA III + IDE 젠더를 장착하여 컴퓨터에 연결 해 보았다. 인식이 된다. 외장형 시디롬을 연결한 것과 같이 바로 인식이 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7] NEXT USB 2.0 TO SATA III + IDE 젠더를 이용한 CD 드라이브 인식




디바이스가 제대로 시스템에 올라왔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속성 메뉴에 진입해 보았다.



[그림8] NEXT USB 2.0 TO SATA III + IDE 젠더를 이용한 CD 드라이브 속성 화면



정확히 SONY CD-RW CRX145E USB Device 로 인식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NEXT의 USB 2.0 TO SATA III + IDE 젠더가 제대로 동작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바로 친구에게 전화하여 친구가 사용하는 Audio CD 라이팅 프로그램을 물어본다. "이응"이라고 한다.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다. 한참 CD 또는 DVD 라이팅을 많이 할 시절에는 네로시디버닝룸, 이지시디 또는 이응을 많이 사용했었다. 특히 이응은 사용하기 쉬운 인터페이스와 안정적인 동작으로 사랑을 많이 받던 프로그램이다. 이응을 한번 설치해 본다.



[그림9] 이응 프로그램에서 SONY CRX145E 의 인식 화면



이응에서 역시 SONY CRX145E CD-RW 를 정확히 인식하였다. 공시디가 없어서 굽기테스트를 진행해 보진 못하였지만, 추후 친구가 집에가서 테스트 해 본 결과 1배속 오디오시디 굽기를 성공 했다고 한다.






06. 마무리



컴퓨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레거시 지원이 상당히 힘들어지고 있다. 그만큼 사용자들의 신기술에 대한 적응이 빠르다는 것이다. 인텔의 5세대 CPU 부터는 Windows 7 설치도 공식적으로 지원되지 않고 있다. 또한, AMD Ryzen의 레이븐릿지, 피나클릿지등의 최신 CPU에서는 Windows 10 RS3 이상에서 공식 설치가 지원된다. 그 만큼 새 컴퓨터를 구입하게 되면 사용자들의 혼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얼마전 조립을 했던 Ryzen 2700 시스템인 경우 윈도우 10 설치를 하여 출고를 하였다. 컴퓨터를 구매한 지인은 한동안 필자에게 전화를 하여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았다. 윈도우7 대비 폴더 공유하는 방법이 많이 힘들고(간단해 진 것 같지만 단순 폴더 공유설정으로 공유가 되지 않아 몇 가지 설정을 해 주었다.) 윈도우 10에서 자동으로 설치되지 않는 드라이버를 수동으로 잡기가 많이 힘들었다. 아무튼 사용자들도 이러한 환경에 적응을 빠르게 해야한다.


특히 음감을 목적으로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들인 경우 더욱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적응이 많이 힘든 것 같다. 필자의 친구 역시 자동차에 구성해 놓은 카오디오 시스템이 클라리온 D1 헤드유닛을 이용한 시스템이다. 그러니 아직도 오디오 시디의 라이팅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고배속 DVD Multi ODD들이 판매되고 있고 그나마도 컴퓨터 구입시 ODD를 추가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심지어 고가의 강화유리 케이스인 경우 5.25인치 베이가 하나도 없는 경우도 있다.




컴퓨터인 경우 오래된 것에 대한 가치가 없다. 어떤 물건들인 경우 오래 될 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것들이 있고, 가치가 없더라도 복원 혹은 리스토어라는 과정을 진행하여 옛 추억을 살리는 활동들을 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정도부터 자동차 리스토어라는 새로운 취미를 갖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필자 역시 2012년에 자동차 리스토어를 진행해 본적이 있다.(리스토어 열풍이 일어나기 전에 필자는 리스토어를 해 봤다.)  



[그림10] 기아 크레도스 리스토어[그림11] 기아 크레도스 리스토어[그림12] 기아 크레도스 리스토어



옛 물건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과 개성을 표현하는 시대에 복합적인 감정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사실, 본 포스팅은 중고 컴퓨터 조립 정도의 제목이 맞다. 하지만 핵심부품(CPU, Memory, HDD)를 그대로 사용하고, 주변 부품들을 교환함에 따라 리스토어에 가까운 작업을 진행했다. 따라서 제목을 구형컴퓨터 리스토어라고 붙였다. 컴퓨터 분야에서도 이러한 리스토어 열풍이 한번 일어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


아주 오래된 컴퓨터를 복원하여, 예전의 모습 그대로의 환경을 재현해 볼 수 없을까? 아마도 자동차 리스토어보다 훨씬 힘들 것이다. 불과 10년전 컴퓨터 부품을 구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20년 전 컴퓨터 부품은 태평양 바다를 건너오든지 비행기를 타고 오든지 그나마 있으면 다행이다.



2018년 8월 21일

Kuntt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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