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싼타페를 15년동안 운행하면서 올드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세월엔 장사가 없는 법. 2003년식 SM이라는 코드명을 가지고 있는 싼타페는 세월의 흔적을 여기저기 가지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가죽 핸들. 싼타페를 10만정도 운행했을 당시, 핸들이 너무 지저분 하여 빅터핸들이라는 사제 핸들로 교환을 하고 순정핸들은 창고에 보관을 하였다. 이 작업은 2017년 1월달에 진행했던 내용이다.
[그림1] 빅터핸들
이 빅터 핸들도 10만키로를 타고 나니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이기 시작했다. 요즘은 핸들 가죽만 리폼 해주는 업체도 있다. 금액은 8만원 정도부터 시작이다. 샵에서 작업해 온 리폼된 핸들을 몇 차종 보았는데 퀄리티는 참으로 우수했다. 가죽 재질도 좋고.
핸들 리폼을 보내려던 찰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싼타페 가죽 핸들 리폼용 재료를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한국돈으로 배송비 포함해서 2만 몇천원이면 구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턱대고 구입을 했다.
돈을 주고 리스토어를 하는 것도 좋지만, 리스토어를 내 손으로 직접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게 올드카의 매력이다.
02. 작업시작
주문 완료 후 배송 완료 까지는 약 3주의 시간이 걸렸다. 배송 기간을 떠나, 배송이 잘 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늦어도 배송은 무조건 된다고 한다.(어떤 사람은 6개월만에 받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림2]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배송받은 가죽 핸들 리폼 킷 #1
친절하게도 설명서와 실, 그리고 바늘 양면테이프 등 모든 재료가 다 들어있다. 동봉되어 있는 가죽을 몇 년 동안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순정핸들에 올려 보았다.
[그림3]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배송받은 가죽 핸들 리폼 킷 #2
대략 사이즈가 맞는 듯 싶었다. 열심히 밥느질을 해야할 시간이다. 바느질 동안 가죽이 핸들에서 움직이지 않게 하기 위해 안쪽에 양면테이프를 잘 붙여 놓는다. 설명서에는 바느질 방법이 친절하게 설명 되어있다. 심지어 골무까지 들어 있다.
조금하다 내려놓고, 조금하다 내려놓고 하느라 결국 작업시간은 일주일이 걸렸다. 집중해서 하면 3~4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림4] 핸들의 부속을 기존 핸들에서 옮기는 모습
작업 완료된 핸들을 차량에 장착하기 위해 기존 핸들을 탈거하여 부품을 옮겨 장착한다. 부품을 옮길 때 핸들 댐퍼와 혼 스위치는 새로 구입을 하였다. 핸들 댐퍼는 핸들 진동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혼 스위치는 빅터핸들을 장착할 때, 스위치 스프링을 잘못 잘라 문제가 생겼던 부품이었다.
03. 완성
차량에 장착까지 완료 하였다. 아주 깔끔하게 완성이 되었다. 비록 샵에서 작업한 퀄리티는 아니지만, 가격대비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그림5] 작업 완료된 핸들
작업 완료 후 처음 몇 일간은 상당히 미끄러웠다. 하지만, 핸들이 길이나기 시작하면서 손에 달라붙는 감촉이 너무 좋아졌다. 새 핸들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대학원 후배한테 연락이 온다. 사고날뻔 해서 크락션을 눌렀는데 크락션이 안된다고 한다. 차에 타서 핸들리모컨으로 오디오 조정을 해 보라고 알려준다. 작동이 되었다 안되었다 한다고 한다. 전화상으로 클럭스프링 고장 진단을 내려준다. 온라인 기아 부품 대리점 사이트를 알려주고, 문의글을 남기라고 가이드 해 준다. 부품 구입 후 수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었지만, 공구가 없어서 작업도중 포기를 하게 된다.
02. 후배와의 만남
후배네 가족과는 일년에 한 두번씩 함께 가족여행을 떠난다. 가족여행을 다녀온 이 후 몇 달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 후배네 가족이 필자의 집으로 찾아왔다. 일단, 저녁을 먹고 시작하기 위해 해물탕집으로 향했다.
[그림1] 안성 궁중해물탕
배불리 식사를 완료 하고, 나와 후배는 지하 주차장에서, 나머지 가족들은 필자의 집으로 올려보냈다. 이제 수리를 할 시간이다. 구입해가지고 온 부품을 후배가 트렁크에서 하나 둘 씩 꺼낸다.
03. 수리
[그림2] 에어백 탈거를 위한 볼트 위치
핸들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에어백을 먼저 탈거해야 한다. 에어백 탈거의 방법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2000년도 초중반까지 출시되었던 현대/기아 차량들은 [그림2]와 같이 핸들 양옆에 별볼트로 에어백을 고정하는 구조이다. 별볼트 사이즈에 맞춰 잘 푼다. 별볼트는 빠지는 타입이 아니고, 다 풀리고 나면 지지대에 걸려있다. 따라서 별볼트를 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그림3] 탈거된 에어백
양쪽 별 볼트를 풀고나면 에어백이 빠질 것이다. 앞서 공유하지 않은 팁이 있는데, 작업을 진행하기 전에 에어백 휴즈와 크락션 휴즈를 빼고 진행을 해야한다. 귀찮으면 배터리 - 단자라도 빼고 작업을 한다. 에어백 휴즈와 크락션 휴즈를 빼는 이유는 에어백 오동작 방지 그리고, 분해 및 조립 시 크락션이 울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핸들에서 혼을 통채로 들어내면 위와 같이 에어백 커넥터를 분리해야 하는데, 커넥터 머리 부분의 노란색 안전핀을 위로 당겨 먼저 빼줘야 한다. 그 다음 커넥터를 제거한다.
[그림4] 새로 구입한 클럭스프링
새로 구입한 클럭스프링 사진이다. 꼭 클럭스프링을 구입하기 전에 부품점에 차량 번호 또는 차대 번호를 알려줘 클럭 스프링 채널에 맞게 구입을 해야 한다. 옵션이 별로 없는 차에 풀옵션 클럭스프링을 장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풀옵션 차량에 깡통옵션의 클럭스프링을 구입하여 장착을 하면 핸들리모컨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차대번호 또는 차량번호 기반의 부품구입을 해야한다. 옵션이 없는 차량인 경우 풀옵션용 클럭스프링을 구입하여 장착하게되면 약간의 배선 개조 작업으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도 있으니 참고 바란다.
[그림5] 새로 구입한 클럭스프링을 장착한 사진
기존 클럭스프링을 탈거한다. 참고로 클럭스프링 탈거작업은 핸들 상커버 및 하부커버를 제거한 상태에서 클럭스프링을 고정하고 있는 볼트 4개를 풀어줘야 한다. 그리고, 새로 구입한 클럭스프링을 장착하는데 분해의 역순이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새로 구입한 클럭스프링 상단에 노란색 클립이 장착 되어 있는데 클럭스프링을 장착할 때 까지 빼지 않고 꽂아 놓는다. 노란색 클립은 클럭스프링이 돌아가지 않게 잡아주는 장치이다. 보통 핸들은 두바퀴반을 돌게 되어있는데 이에 맞춰서 클럭스프링도 셋팅이 되어 있다. 절대 클럭스프링을 장난삼아 돌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한다.
04. 마무리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다. 본 작업은 생각보다 간단한 작업이다. 하지만, 핸들 너트를 푸는 공구가 필요하고, 별드라이버가 필요하다. 또한 핸들을 빼는 작업도 조심히 해야한다.(잘못하면 핸들을 빼는 과정에서 핸들을 맞아 병원에 실려갈 수도 있다.(실제 그러한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이러한 위험을 조심하기 위해서는 핸들 너트를 풀고, 너트를 살짝 돌려 꽂아놓는다. 그 다음 핸들을 몸방향으로 힘을 주며 좌우로 흔들어가며 당긴다. 갑자기 튀어나온 핸들은 살짝 걸려있는 너트에 막혀 내 얼굴로 튀어나오질 않는다.(이 것은 핸들을 많이 뽑아본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팁이다.)
조립이 완료가 되면, 각종 핸들리모컨 버튼이 잘 되는지 확인하고, 크락션도 울려본다.(조립 완료 후 시동 걸기 전에 꼭 제거했던 에어백휴즈와 크락션 휴즈를 정상화 시킨다.) 계기판에 에어백 경고등이 점등되지 않음을 확인하고, 모든 작업을 마무리 하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