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신차의 선택 기준
내 인생에 있어서 자동차라는 취미는 빼 놓을 수 없는 일부가 되어버렸다. 물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게 되어 예전만큼의 열정은 아니지만, 완전히 내려놓지는 못하는게 자동차 취미이다. 최근 15년동안 운행하던 2003년식 구형 싼타페가 잦은 말썽을 일으켜 신차를 구입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와이프와 여러 차종을 고민하던 중 공간이 넓고 유지비용이 저렴하면서 적당한 가격에 있는 차를 생각하게 되었다.
첫 번째로 본 차가 기아 스토닉이었다.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차여서 따끈따끈해 보였다. 또한 1600cc E-VGT 엔진에 DCT 조합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와이프와 함께 기아자동차 매장에 방문하여 스토닉 운전석에 앉아본 순간, 리스트에서 내려버렸다. 프라이드 기반으로 개발된 차량이다보니, 생각했던 것 만큼 실내 공간이 크지 않았고, 와이프가 답답함 까지 느꼈다.(싼타페를 운행하다 스토닉을 타 봤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두 번째로 본 차는 쌍용 티볼리었다. 한국 20~30대 여성들이 좋아하는 차량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와이프가 마음에 든다하여 쌍용자동차 매장에 들러 확인해 보았다. 실내 공간도 적당하고 딱히 흠잡을 곳이 없었다.
세 번째로 본 차는 현대 코나였다. 스토닉만큼 실내공간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바로 탈락시켰다.
티볼리로 결정되어가는 순간 내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차가 있었으니, 바로 더뉴카렌스였다. 더뉴카렌스는 솔직히 생각도 안하고 있었지만, K7 서비스를 받기위해 수원 사업소에서 잠시 앉아보면서 실내공간이 엄청 넓고, 편의장비가 많이 장착되어 있었던 좋은 기억이 있었다. 더군다나 7인승에 LPi 엔진을 탑재했으니 우리 가족한테 딱 맞는 차량일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필자는 더뉴카니발을 구입하려고 했었다. 평소에 필자가 사용하는 차는 K7 이고, 와이프가 사용하거나 가족여행을 갈 때 사용할 목적으로 새로 구입을 하는 것이기에 큰차가 필요했지만, 와이프가 카니발을 보는 순간 너무 커서 운전하기 부담스럽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차를 선택 해야 하는데 딱 하고 눈에 들어오는 차가 없었다. 이 때 생각난 더뉴카렌스는 우리 가족이 생각하는 차량임이 틀림없었다.
02. 단종계획 그리고 계약
현재 디자인의 카렌스는 2013년에 올뉴카렌스라는 이름으로 풀체인지가 되었던 모델이다. 이후 2016년에 더뉴카렌스로 소심한페이스리프트가 된 차량이다. 필자가 더뉴카렌스 계약을 할 시점이 2018년 3월이다. 이 때에는 더뉴카렌스를 7월에 단종한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이다. 항상 그래왔듯이 뉴스기사에서 차량 단종소식이 퍼지기 시작하면 제조사에서는 결정된 바 없다라고 반박을 하곤 한다. 이 때에도 그랬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보면 기사가 맞았다. 어김없이 7월달에 단종이 되더라.
단종이 되면 나쁜점이 있을까? 계획에 맞는 차량이 지금 필요하다면 구입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더뉴카렌스의 후속모델이 조금 이상하다. 더뉴카렌스의 코드네임은 RP 인데, 다음 차량 코드네임 SP를 보면 조금 이상하다. 7인승도 아닌 것으로 보이고, MPV 의 형태는 더더욱이 아니다. 그냥 스포티지와 비슷한 SUV 의 형태이다.
[그림1] 기아 SP Concept 사진(출처: 카미디어)
더뉴카렌스를 살펴보면, 외형적으로는 상당히 작아 보이지만, 실내 공간은 엄청나다, 트렁크 공간이 스포티지QL 이나 투싼보다도 넓다. 또한 확 트인 전면유리와 대시보드, 2열시트는 리클라이닝과 슬라이딩이 된다. 비록 3열시트는 아이들 뿐이 못타는 시트이지만 그렇다고 아이에 활용을 못하는 공간이 아니다.
현대 / 기아 자동차는 단종이되어도 부품 구입이 어렵지 않다. 워낙 부품번호로 부품관리를 잘 하고 있고, 없는 부품도 시간이 걸릴 뿐이지 주문을 해 놓으면 언젠간 받아 볼 수 있다. 따라서, 카렌스의 단종은 자동차 계약에 있어서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그리하여 2018년 3월 5일에 계약서를 작성했다.
03. 옵션의 선택
더뉴카렌스는 LPi 인 경우 럭셔리 기본형 모델이 20,000,000원 이다. 정말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필자의 인생에서는 물건을 구입할 때에는 무조건 풀옵션이다. 한 번 구입하고 다시 팔지 않는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이다. 이래저래 모든 옵션을 넣고나니 28,000,000원이 되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Must Have Item 은 바로 HID 헤드램프이다. 차량 출고 후 순정부품을 구입하여 개조하는 방법도 있지만, 구조변경 신청도 해야하고 신차의 배선에 약간의 개조가 들어갈 수도 있는 부분이어서 꼭!! 순정 옵션으로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순정 네비게이션도 무조건 순정으로 선택이 되어야 한다. 자동차를 가지고 이런저런 작업을 많이 했던 나로써는 신차 때에는 차를 뜯기가 싫은 것이다. 필자도 네비 매립을 취미삼아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해줬었는데 솔직히 차주 입장에서는 네비 매립과정을 보지 않는 것이 속편하다.(더 이상 말은 하지 않겠다..)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옵션을 넣고 나니 조금더 조금더 하다가 그냥 풀옵션이 되었다. 원래 자동차는 그렇게 사는 거라고 배웠다.
04. 오랜 기다림, 그리고 출고
한달에 500대도 채 팔리지 않는 정말 비인기 차종이다. 그러다 보니, 영업소에서 전시되어 있는 카렌스를 보기 힘들고, 재고 및 전시차량 역시 없다. 있다 해도 옵션이 너무 없다. 결국 계약서 밀어넣고 예상일정 알려달라하니 한 달 안에 출고된단다. 그렇다. 카렌스는 주문생상 방식이었다.
3월 5일 계약을 하고 실제 차를 받는 날은 3월 30일이었다. 무려 25일이 걸린 것이다. (원래 15일만에 받게 되어있었지만 중간에 차량 색상을 변경하여 다시 10일 정도를 더 기다린 것이다.)
주문 생산방식이다 보니, 비슷한 옵션의 동일 색상을 모아서 가끔마다 라인을 움직인다고 한다. 뭐 그렇다. 그냥 기다렸다. 그리고 출고 되었다.
[그림2] 카렌스 출고 사진
탁송은 랩핑샵을 운영하고 있는 친구 가게로 하였다. 신차 검수가 완료되고(약간의 문제는 있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어서 인수 받기로 하였다.) PPF 작업, 썬팅, 블랙박스 작업을 진행을 하였다.
작업과정은 (http://blog.naver.com/wraptech/221324631284) 에 기록이 되어 있다.
차가 출고된 날 저녁에 가족들을 데리고 친구 가게로 향했다. 첫 째아들 킴지호킴이 실내 공간의 각종 비닐을 제거하고 나섰다. 신기하게도 꼭꼭 숨겨져 있는 비닐 하나까지 다 찾아내 제거를 하더라. 아이의 눈은 어른의 눈과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림2] 첫 째 아들의 비닐제거
05. 마무리
[그림3] 더뉴카렌스의 슈퍼비젼게기판
이 포스팅을 하는 2018년 8월 현재 더뉴카렌스는 단종이되어 더이상 계약조차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레어템이 되어버린 카렌스, MPV의 마지막 획을 긋고 단종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필자는 기존에 타던 싼타페와 마찮가지로 폐차할 때 까지 이 차량을 소중하게 간직할 예정이다. 폐차하는 그 순간 까지 가족의 안전을 지켜다오.
2018년 8월 13일
Kuntt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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